
진주 파티복 우정사진은 한 벌로 끝나지 않는 촬영입니다. 검정 드레스로 한 번, 빨강 드레스로 한 번. 옷을 갈아입는 동안 사진의 분위기가 통째로 바뀌고, 그 두 벌이 한 앨범에 나란히 들어갑니다. 대개 빨강을 먼저 찍고, 검정으로 갈아입은 뒤에는 더 편한 표정이 나옵니다. 이미 한 번 웃어 본 뒤라서 어색함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정사진을 처음 준비하는 모임은 대개 옷 한 벌을 고르는 데 오래 시간을 씁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진을 찍어 보면 한 벌로는 담기지 않는 표정이 있습니다. 검정은 차분하고, 빨강은 들뜹니다. 같은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서 있어도 옷이 바꾸는 것이 이만큼입니다. 그래서 옷을 정할 때는 색부터 고르지 말고, 어떤 표정을 남기고 싶은지를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표정이 정해지면 색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옷을 두 벌 준비하는 이유는 화려함이 아니라 표정의 폭입니다. 한 벌은 단정하게, 한 벌은 마음껏 웃게. 그 두 가지가 한 앨범에 있으면 사진첩을 넘기는 재미가 달라집니다.

첫 벌은 대개 빨강입니다. 배경에 HAPPY DAY 가랜드를 걸고, 다 같이 서서 손을 흔드는 컷부터 찍습니다. 빨강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는 색이라, 단체 사진에서 사람이 하나로 묶여 보입니다. 이 컷은 대개 그날의 대표 사진이 됩니다. 벽에 걸 컷을 이 자리에서 고르시는 분이 많습니다.

빨강 드레스는 색이 강해서 배경을 단순하게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가랜드와 벽,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배경에 소품이 늘어나면 드레스 색과 부딪혀서 사진이 산만해집니다. 대신 파티모자나 작은 케이크를 손에 하나씩 쥐여 주면 표정이 한결 풀립니다.

가랜드 아래에서 손을 흔들면 어깨가 들리고 표정이 밝아집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손을 반쯤만 드는 사람도, 두세 장 지나면 완전히 듭니다. 그 사이에 웃음이 터지고, 그 웃는 얼굴이 사진에 남습니다. 이때는 손의 높이를 맞추는 것보다, 다 같이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 사진을 정돈합니다.
두 번째 벌은 검정입니다. 검정 드레스는 빨강과 반대로 차분합니다. 창가에 앉아 서로의 휴대폰을 보며 찍는 셀카 컷은 이때 나옵니다. 손에 든 것이 있으면 손이 갈 곳이 정해지고, 그 덕분에 표정이 편해집니다. 검정 드레스는 팔이 드러나서, 팔을 어디에 둘지가 사진의 인상을 크게 바꿉니다.

거울 앞이나 창가에서 서로를 비추며 찍는 장면도 이 흐름에서 나옵니다. 누가 먼저 카메라를 들고, 누가 그 뒤로 얼굴을 내미는지가 사진마다 달라서, 같은 자리에서 찍어도 컷마다 다릅니다. 이 장면은 대개 웃음이 가장 크게 나오는 컷이 됩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 화면 밖에 있어서, 다들 조금 더 편하게 웃습니다. 그 표정이 그날 사진 중 가장 자연스러운 얼굴이 되기도 합니다.
검정 드레스는 팔과 어깨가 드러나는 디자인이 많아서, 자세가 사진을 크게 좌우합니다. 한쪽 어깨를 살짝 틀고 서면 몸의 선이 부드러워지고, 두 팔을 앞으로 모으면 안정되어 보입니다. 앉을 때는 무릎을 옆으로 두고 상체만 카메라 쪽으로 돌리시면 편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손을 드는 자세도 있습니다. 긴 드레스 자락을 옆으로 흘리고 팔을 위로 뻗으면, 사진 안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자세는 키 차이를 가려 주기 때문에, 키가 고르지 않은 모임에도 잘 맞습니다. 손끝의 방향을 조금 위로 향하게 하면 사진이 밝아집니다.

마지막에는 바닥에 앉습니다. 검정 레이스 드레스 자락을 부채처럼 펼쳐 놓고, 가운데 사람이 다리를 뻗고 나머지가 그 둘레에 앉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찍으면 드레스가 사진의 절반을 채웁니다. 앉는 자리는 가운데를 먼저 정하고, 양옆을 순서대로 채우면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바닥에 앉는 순간, 사진은 단체 사진에서 한 장면으로 바뀝니다.
이 컷은 준비가 조금 필요합니다. 드레스 자락을 사람마다 손으로 펼쳐 놓고, 겹치지 않게 방향을 맞춰야 합니다. 몇 분이 걸리지만, 그 몇 분이 사진의 형태를 만듭니다. 자락이 겹치는 부분은 손으로 살짝 펴 주면 결이 살아납니다.

흑백으로 한 장을 남기면 앨범이 정리됩니다. 검정 드레스는 흑백에서 윤곽이 살아나고, 색이 빠지면 얼굴만 남습니다. 이 컷은 대개 셀카를 찍던 자리에서 그대로 이어서 찍습니다. 웃음이 남아 있는 상태라 표정이 자연스럽습니다. 흑백 한 장은 앨범의 마지막 페이지에 두면 좋습니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은 한 벌에 이십 분 남짓입니다.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다시 묶는 시간까지 넣으면 서른 분쯤 잡아 두면 여유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 다음 컷의 자리를 정해 두면 촬영이 끊기지 않습니다. 옷을 걸어 둘 자리와 화장대 위치를 미리 알려 드리면 시간이 줄어듭니다.
촬영 전체는 두 벌 기준으로 두 시간 안팎입니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과 자리를 옮기는 시간까지 넣은 값입니다. 진주에서 오시면 창원점이 가깝고, 의령점은 야외 마당이 넓어서 드레스를 입고 마당에서 한 장을 더 남길 수 있습니다. 두 곳 모두 파티복 대여와 촬영을 함께 합니다. 드레스 사이즈를 넉넉히 갖추고 있어서, 두 벌을 준비하실 때도 대여로 해결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사진을 고를 때는 두 벌에서 각각 한 장씩 고르시길 권합니다. 빨강에서는 다 같이 웃는 컷, 검정에서는 조용한 컷. 두 장을 나란히 놓으면 같은 날의 다른 얼굴이 되고, 앨범을 넘길 때 리듬이 생깁니다. 벽에 걸 컷은 빨강이, 앨범에 넣을 컷은 검정이 잘 어울립니다.

우정사진에서 옷은 두 번 갈아입는 것이 아니라, 두 번의 표정을 남기는 일입니다. 같은 사람이 검정에서는 차분해지고 빨강에서는 들떠서, 한 사람에게서 두 가지 얼굴이 나옵니다. 그 두 얼굴이 함께 있을 때 그날의 하루가 완성됩니다. 사진첩을 넘기다 보면 어느 장에서 웃었는지가 기억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