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드레스 우정사진은 친구들이 같은 색 드레스를 입고 한자리에 서는 촬영입니다. 오늘 아침 스튜디오 문이 열리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옷장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다섯 벌이 나란히 걸린 옷장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그 조용함이 오늘의 시작이었습니다.
흰 드레스는 색이 같아도 천이 다릅니다. 한 사람은 광택이 도는 새틴을, 한 사람은 가볍게 흐르는 쉬폰을, 또 한 사람은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숄더를 집어 들었습니다. 소매 끝과 기장이 조금씩 달라서, 다섯이 서면 같은 옷을 입은 것 같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구분해줍니다. 옷장에 나란히 걸어두고 보면 흰색이 이렇게 여러 가지였나 싶을 정도입니다.

같은 옷을 입는다는 건 같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섯 사람이 각자 다른 드레스를 입고 나란히 섰을 때, 사진은 비로소 우정처럼 보였습니다.

옷을 다 입고 나온 사람이 거실로 나서는 순간, 아직 준비 중이던 친구들이 먼저 고개를 들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야, 예쁘다"는 말이 나왔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오히려 더 부끄러워했습니다. 이런 장면은 사진에 남지 않지만, 사진의 표정을 만드는 건 대개 이 몇 분입니다.
메이크업실은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앞사람 머리를 만지는 동안 뒤에 앉은 사람이 거울 속 얼굴을 보고 웃고, 누군가는 옆 사람 귀걸이를 대신 고정해줬습니다. 서로의 옷자락을 정리해주는 손이 오늘 하루 가장 자주 등장한 손이었습니다.

다섯 사람의 키도 어깨 넓이도 다 다릅니다. 그래서 서는 순서를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가운데에 누가 서느냐에 따라 사진의 중심이 옮겨가고, 양 끝에 누가 서느냐에 따라 화면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첫 컷은 서로를 껴안은 자세였습니다. 뒷줄 셋이 앞줄 둘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앞에 앉은 두 사람이 드레스 자락을 부챗살처럼 펼쳤습니다. 다섯 명이 한 화면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서야 할까요. 키가 큰 사람을 뒤로, 자락이 넓은 드레스를 입은 사람을 앞으로 두면 됩니다.
카메라를 의식해 어깨가 굳는 순간, 맨 뒤에 선 친구가 앞사람 귀에 뭐라고 속삭였습니다. 그 한마디에 다섯 얼굴이 한꺼번에 무너졌고, 그게 오늘의 두 번째 사진이 됐습니다. 웃음은 준비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그 컷이 알려줬습니다.

부케를 든 손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가슴 앞에 가지런히 두는 사람, 어깨에 걸치는 사람, 꽃을 높이 들어 얼굴을 가리는 사람. 같은 꽃을 들고도 손목의 각도만 바뀌면 다른 사진이 나왔습니다. 다섯 개의 부케가 한 방향을 가리키면 그건 또 다른 그림이 됩니다.
촬영은 늘 같은 순서로 흘러갑니다. 나란히 서서 정면을 보는 컷,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보는 컷, 팔을 올려 환호하는 컷. 그 순서를 따라가다 보면 처음의 어색함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집니다.

촬영장 바닥은 흰색이라 드레스 자락의 그림자가 옅게 깔립니다. 그 그림자까지 남기려고 카메라를 조금 낮게 두고 찍었습니다. 덕분에 다섯 벌의 기장 차이가 사진에서 더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팔을 올리는 순간이 제일 좋았습니다. 누구는 부케를 높이 들고, 누구는 손바닥을 펴고, 누구는 옆 사람 허리를 잡았습니다. 같은 동작인데도 다섯 사람의 팔꿈치 각도가 다 달라서, 웃음이 겹칠수록 사진이 좋아졌습니다. 누가 먼저 웃었는지도 모를 만큼 자연스러운 컷이 몇 장 나왔습니다.
스튜디오 조명 아래에서 흰 드레스는 서로의 색을 먹습니다. 다섯 벌이 붙어 서면 경계가 흐려져 한 덩어리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촬영 중간중간 자리를 바꿔가며 한 사람씩 앞으로 세웠습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같은 자리에서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마지막은 긴 자락을 펼치는 컷이었습니다. 드레스 트레인을 바닥에 넓게 깔고, 한 사람이 그 위에 앉고 나머지가 둘러섰습니다. 자락이 화면을 가득 채우자 다들 잠깐 조용해졌습니다. 천이 바닥에 닿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았습니다.
그 조용함이 좋았습니다.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자기 옷자락 위에 앉아 있을 때, 표정이 가장 편해 보였습니다. 친구들끼리 찍는 사진의 좋은 점이 그런 데 있습니다.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생깁니다.

드레스 우정사진은 결혼을 앞둔 사람만 찍는 게 아닙니다. 결혼을 앞둔 친구가 한 명 있어도 좋고, 아무도 없어도 좋습니다. 창원·마산·진해에서 한나절을 비워 오는 친구들도 이 자리에 서고, 오래된 동창이 다시 모이는 날에도 같은 촬영을 합니다.

한 사람이 늦게 도착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때 남은 사람들이 먼저 옷을 골라두고, 늦게 온 사람 몫은 "이거 네 거" 하고 미리 정해두곤 합니다. 오늘도 그렇게 정해진 드레스가 하나 있었고, 정작 본인은 다른 걸 골랐습니다. 그래서 다들 한참 웃었습니다.
촬영은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끝납니다. 어떤 포즈를 하라는 지시보다,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가 사진을 바꿉니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는 조용한 구령보다 웃음소리가 먼저 들립니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사람도 세 번째 컷쯤이면 스스로 자리를 잡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옷을 벗기 전, 다들 한 번씩 거울 앞에 섰습니다. 누군가는 이걸 입고 결혼하고 싶다고 했고, 누군가는 우리 이거 매년 하자고 했습니다. 그 말이 오늘 사진의 마지막 문장이었습니다.

창원에서 드레스 우정사진을 찾으실 때 준비하실 것은 많지 않습니다. 편한 속옷과 화장을 지울 수 있는 것, 그리고 서로를 놀릴 수 있는 사람 한 명이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스튜디오에서 정합니다.
오늘 다섯 사람은 사진을 고르는 내내 서로의 얼굴만 봤습니다. 자기 사진에는 짧게 눈을 주고, 옆 사람 사진에는 오래 머물렀습니다. 자기 얼굴보다 옆 사람 얼굴이 먼저 보이는 게, 이 촬영의 결론입니다. 몇 해 뒤에 이 사진을 다시 펼치면, 아마 오늘의 웃음소리가 먼저 기억날 겁니다. 그날의 드레스가 아니라, 그날 같이 웃은 사람이 남기 때문입니다.